0. 앞선 글.
사무실에서 5년간 애지중지 쓰던 무접점 키보드가 마침내 돌아가셨습니다. 완전 먹통은 아니고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좀 있는 정돈데 오래 쓸 만큼 썼고 새로운 키보드도 써보고 싶고 해서 이 기회에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이전에 산 키크론 K8 키보드를 회사에 가져가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만 소음도 소음이고 무엇보다 어쩔 수 없는 블루투스의 키 씹힘 현상 때문에 포기하고 다른 키보드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참고 글: 2020.12.16 - [Trunk] - Keychron K8 - 키크론 K8 텐키리스 87키 구매 후기.
1. 왜 이 키보드를 고르게 되었나?
사실 가장 먼저 구매하고자 했던 키보드는 싱크웨이 토체티 K320w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처음 생각했던 건 리얼포스 무접점이었습니다. 5년 정도 한 키보드를 쓰다 보니 가격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수년간 같은 키보드를 쓰면서 느껴지는 단조로움이 문제였습니다. 이 전 키보드도 무접점이었고 밋밋한 디자인에 투박한 색... 키캡을 바꾸려 해도 그놈의 스테빌라이저때문에 바꿀 수 가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찾아본 게 저소음 적축 키보드였습니다. 기존 들고 있던 키크론이 옵티컬 적축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소음이 심해 사무실에선 쓸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소음 적축으로 찾아본 게 바밀로 키보드였습니다.
문젠 이 브랜드는 진짜 인기가 많아서 그런 건지 애초에 물량이 적어서 그런 건지 한번 발매 주기를 놓치면 매물이 없어요... 6월 말부터 2주는 기다렸는데 다 품절이랍니다. 7월 초에 공지가 나왔는데 7월 말은 지나야 매물이 들어온답니다.
그리고 바밀로 저소음 적축 키보드의 가장 거슬렸던 점이 USB 연결 방식입니다. 한참 전에 발매된 Anne Pro 2도 C타입을 지원하는데 얘네 모델은 PRO 타입의 키배열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USB Mini-B만을 지원합니다. 당연히 블루투스 같은 거도 지원을 안 합니다.
마지막으로 돌고 돌아 씽크웨이 토체티 BW D&T 콜라보 K320w 모델을 찾게 됩니다.
기다려서라도 바밀로 저소음 적축 모델을 사려고 했다가 마음이 틀어진 결정적 이유는 블루투스와 리시버를 통한 무선과 유선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정방향 체리 스위치라 키캡을 변경하기에도 용이합니다.
현재 사무실에선 테스트용 서버, 개발용 노트북, 개인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버는 노트북으로 원격 접속이라도 하지만 아이패드는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으면 정말 불편해집니다. 무선 키보드를 따로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직 키보드를 위해 45만 원을 태우는 건 아까웠으니까요.
결국 저소음 적축 체리 스위치에 블루투스, 무선, 유선 동시 지원이 제게는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와 이 키보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개봉기
개봉전에 직접 구매한 영수증 먼저 올리고 들어갑니다.
처음 택배 상자를 받았을 때 뭔가 잘못 온 줄 알았습니다. 그동안 받은 키보드 택배 상자의 사이즈가 아니었어요.
배송 박스를 뜯자 그 안에 에어캡으로 감싸진 키보드와 팜레스트가 들어있었습니다.
팜레스트는 지금 행사 중으로 구매한 모든 분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고 합니다.
내부 구성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케이블, 추가 키캡, 리시버, 리시버용 젠더, 케이블 등등이 들어있었습니다. 공식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교해보니 모든 구성품이 다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것 말고도 플라스틱 커버가 동봉되어있습니다.
3. 장점.
우선 장점부터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블루투스와 무선의 동시 사용성입니다.
사용하자마자 바로 와닿은 장점입니다. 기존 타 키보드는 유선과 블루투스만을 지원해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할 때 어느 정도 귀찮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블루투스의 키 씹힘이나 지연을 피하기 위해 보통 메인 컴퓨터에는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합니다. 다른 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해 블루투스를 연결하려면 일반적으로 유선 모드에서 무선 모드로 스위치를 바꾸고 블루투스 페어링을 시도해 연결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유선/블루투스 전환 스위치가 키보드 뒤편에 있는 경우도 흔해 사용하다 키보드를 뒤집고 스위치를 바꾸고 다시 블루투스로 기기에 연결해야 하는 다소 귀찮은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스위칭이 잦으면 더욱 짜증 나게 됩니다.
씽크웨이 토체티 K320w는 리시버를 통한 무선 연결을 지원해 굳이 유선 연결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스위치를 켜고 메인 컴퓨터에는 리시버를 통해 키 씹힘이나 지연 없이 사용하다 스위칭이 필요하면 바로 블루투스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장점은 소음과 통울림입니다. 유명한 저소음 적축 스위치답게 스위치 소음과 통울림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무접점이나 같은 사무실 직원의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소음이 더 작습니다.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줄어들어 상당히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개글에 적힌 흡음재가 진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인지 통울림도 없습니다. 개발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엔터, 스페이스, ESC를 힘껏 누르다 못해 때리게 되는데 통울림이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사용했던 AnnePro2는 뭐만 해도 울리는 거 같아 굉장히 거슬렸는데 확실히 스위치에 의한 소음과 통울림이 없어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좋습니다.
다음은 전용 지원 소프트웨어입니다.
듀가드에서 제공해주는 전용 지원 소프트웨어인 제우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이 매크로, 키 변경, 키 조합,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실행뿐 아니라 마우스의 기능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0.99 버전을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버전에서는 영문과 중문만 지원되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4. 단점
키캡 품질에 비해 각인이 진짜 최악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색으로 각인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대체 왜 이런 식으로 각인을 한 건지 의아할 뿐입니다. 영문만 있으면 차라리 나을 뻔했는데 민트색으로 한글 각인이 섞여 들어가 있으니까 너무 안 어울립니다. 키보드 색상의 테마가 "웜톤 베이지"인데 민트색이 이 테마에 왜 어울린다고 생각한 걸까요?
그리고 스페이스에 저 각인도 맘에 안 들긴 마찬가집니다.
차라리 하우징에 각인되어 있는 콜라보 문양을 검은색으로 각인했으면 훨씬 좋았을 뻔했습니다. 저처럼 애초에 키캡질 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키보드 각인이 거슬리면 이게 은근 눈에 띄어서 짜증이 납니다.
게다가 구매 옵션에서 키보드 스위치만 옵션으로 고를 수 있었고 키캡 옵션은 고를 수 없었던 게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가능하면 영문 각인이나 측각으로 바꿨을 텐데...
배터리 용량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습니다
1200mAh라는 용량이 진짜 큰 건지 작은 건지 절대적으로 판단할 순 없어 결국 다른 제품과 비교를 하게 됩니다. 이전에 사용했었던 키크론 K8과 비교를 해보자면 K8은 배터리 용량이 무려 4000mAh였습니다. 이 제품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배터리 용량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포커 배열이라 이보다 더 작은 Anne Pro 2도 1900mAh의 배터리 용량을 갖습니다. AnnePro2는 더 적은 키배열이라 사이즈도 작았는데 1.5배 이상의 용량을 탑재하고 있으니 이게 안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키크론 K8과 AnnePro2는 LED 모델이므로 실 사용시간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배터리 용량만 두고 비교해본다면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그 외 기타 구성품에 대한 아쉬움이 살짝 있습니다. 이 부분은 키보드 본체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불평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하나는 팜 레스트의 품질입니다. 이게 제 제품이 불량인지 원래 이런 건진 모르겠는데 일단 손바닥을 올려두면 내부 젤과 손바닥이 닿는 마감재 사이에 공기층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손바닥이 없는 팜레스트 가운데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팜 레스트 디자인을 잘 보면 키보드와 닿아있는 부분도 곡선형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데 이 때문인지 키보드와 팜 레스트 사이에 틈이 발생합니다. 가운데는 괜찮지만 양 끝은 확실히 떨어져 있습니다. 다만 애초에 하우징이 그리 높지 않고 키캡 프로파일도 체리 프로파일이라 팜 레스트 없이도 무난하게 사용할 순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키캡 리무버입니다. 동봉된 키캡 리무버가 키캡이랑 안 맞아요. 다른 리무버는 키캡과 수평으로 넣어서 키캡을 제거하곤 했는데 동봉된 키캡 리무버는 수평으로 넣으면 키캡이 더 커서 들어가지 않습니다. 애초에 노린 설계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키캡을 제거하기 위해선 키캡에 사선으로 리무버를 넣어서 키캡을 제거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리시버 젠더와 리시버입니다. "웜톤 베이지"인데 검은색이에요. 별거 아니긴 한데 그냥 아쉬워서요. 색상을 맞춰줬으면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5. 총평 및 마무리
기능적으론 훌륭했으나 디자인이 살짝 아쉬운 키보드였습니다.
특히 여러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고 유선/블루투스 전환에 귀찮음을 느끼셨다면 씽크웨이 토체티 K320w는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기기만을 사용한다고 유선으로 키보드를 사용한다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개인마다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더 평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 의견으론 아쉬운 점이 있으며 전 사용하면서 100% 키캡은 바꿔 쓸듯 합니다.
아직 오랜 기간 사용한 키보드가 아닌 데다 리뷰는 개인의 주관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용자별로 느끼는 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자신이 어떤 기능이 꼭 필요했는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이 키보드를 구매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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